강의실의 X파리. 그리고 겨울. ├뻘글장 <雜說板>

[강의실과 파리]



[序]

    9月32日은 법대신관 102호에서 많은 수업을 들었습니다. 새내기시절 1학년 1학기부터, 거듭되는 학교 생활에 안팎으로 썩어가는(...) 2학년 2학기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시간을 보낼 것 같은 이 강의실에는 나름 정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강의실에서 정이 들었던, 그리고 언젠가부터 사라져 나름 아쉬움을 자극한 거대한 X파리에 대한 쌉싸롬하고 던적스러운 이야기 하나 풀어봅니다.



[本]

    그 파리는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던 그 가련한 것을 9月32日은 어렴풋이 기억합니다. 2학년 1학기, 채권법 수업을 듣기 위해서 빼곡히 들어차 있던 학생들의 머리 위로 변화무쌍한 궤적을 그리던, 그야말로 잘 익은 대추의 반톨만한 그 X파리를. 


    여름의 첫 만남은 그러려니 하고 지나갔습니다.


    파리는 쉼없이 날았습니다.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이 펼쳐진 창공 속에서 하염없이 나는 한 마리 X파리처럼, 그리도 사뿐하게 날았습니다.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설명하시는 교수님의 머리 위에서도 큰 원을 그렸고, 한마디 한마디를 받아적는 백수십의 학생 위에서도 가뿐한 선회를 했습니다. 그리도 자유로이 날았습니다.


    파리는 누구에게도 해코지를 하지 않았습니다.
    허섭스러운 집파리들이 그러듯이 사람에게 무턱대고 달려들지도 않았고, 학생들이 이따금 갖고 오는 음식도 거들떠 보지 않았습니다. 파리는, 자신이 바라는 것은 저 낮은 바닥에 있지 않다는 듯이 더 높은 곳으로 날아오르고자 했습니다. 바닥에 있는 것은 제 눈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강의실의 천장 언저리까지 스치며 힘차게 날았습니다.
    그러나 위로 오르면 만나는 법인 천장은 너무도 매끈하고 차가웠던지, 파리는 천장을 스치되 그에 안주하지 않았습니다. 너무 많은 것들이 들어섰다 사라지는 바닥의 언저리도, 냉랭한 석고보드만이 늘어선 천장도 파리에게는 마음에 들지 않았나 봅니다.


    파리는 여름의 내내, 그리고 가을 동안 강의실의 결코 넓지 않은 공간 속을 날았습니다. 
    사람에게도 신경쓰지 않고, 천장에 부딪치지도 않으면서 파리는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고, 그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9月32日은 102호 강의실에서 있는 수업마다 보게 되는 그 파리에 어느새 정이 들어 있었습니다.
    

    시간은 흘러 겨울이 다가왔습니다. 
    교재를 펼쳐놓고 수업에 들면서, 여느 때처럼 뒷자리에 앉은 나는 어느새 파리가 없어졌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더 이상 까만 그 무엇이 학생들과 교수님의 머리 위에서 성호를 긋지 않았고, 칠판과 건너편 창문 사이를 전속으로 튀어나가지도 않습니다. 이젠 학생들 중 그 누구도 무심결에 고개를 들어 현란한 궤적을 눈으로 따르지 않습니다.
    그것은, 그 파리는 더 이상 그 자리에 없기 때문입니다.


    겨울의 한기를 견디지 못해 밤새 얼어붙고 말은 것일까요? 
    아니면, 그저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 버린 것일까요?
    만약 이 좁은 방을 나갈 수 있었다면, 그 대추 반톨만한 파리는 낯설고 차갑기만 한 바깥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오늘도 102호 강의실에서 수업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더 없는 X파리를 내심 추억하며, 나는 앉는 자리를 앞쪽으로 옮겼습니다.



[結]
    .....무슨 말도 안 되는 수필이 하나 튀어나왔군요.
    아무 생각 없이 끄적인 건데 읽어 보니 왠지 재미있습니다.


    102호 강의실의 X파리는 사라졌어. 이제 더 없어. 하지만!! 이 등과 가슴에 하나가 되어 계속 살아... 
    (우웩);;




한 줄 요약: ...X파리를 기리며 잡설 하나.

덧글

  • 엑스프림 2008/12/11 21:25 #

    가, 감동적입니다. 눈물 나는듯 'ㅂ'
  • 진주여 2008/12/11 21:53 #

    ○파리를 기리며....

    그러고보니 포스팅제목도 왠지 수필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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